본문 바로가기
생물정보학/일상

"하나만 잘하자" - 진짜 맛집은 메뉴판이 얇다

by HanJoohyun 2025. 7. 22.
반응형

"하나만 잘하자" - 진짜 맛집은 메뉴판이 얇다

 

바이오 스타트업이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할 때,

그 누구도 이 회사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돈가스도 하고, 파스타도 하고, 김치찌개도 하는 집에서는

빠르게 배를 채우고 나오지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바이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바이오 AI 기반 스타트업 중에는

정말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시도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됩니다.

 

유전질환 분석도 하고,

암 유전체 분석도 하고,

흉부 X-ray 분석도 하고,

피부 미용 AI 솔루션도 만들고,

토탈 플랫폼 기업이 된다고도 하고,

심지어 반려동물 유전체까지..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 "본래 하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지금은 과제를 따야하니깐요."

> "당장은 현금이 부족해서 이것 저것 해보는 겁니다."

> "하다가 이걸 잘하게 되면, 그걸 밀고 나가려고요."

 

물론 스타트업에게 ‘집중’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당장의 생존을 위한 유연함도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유연함이 자칫 방향 상실로 이어지면, 결국 어떤 것도 남지 않게 됩니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가장 잘할 수 있는 본질을 포기한 채

그때그때 과제나 수익에 맞춰 방향성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의도와 무관하게 어떠한 것도 완성되지 못한 채 흩어질 수 있습니다.

 

> "본질은 유전체 진단인데,

> 수익은 피부미용 AI,

> 투자자 피칭은 흉부 X-ray에서?"

 

이런 상황이 되면,

창업팀 내부 조차 자신들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게 됩니다.

하물며 고객이나 투자자는 어떨까요?



하나만 잘하자. 진짜 잘하자.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이것이 안되면 끝이다" 라는 각오로 단 하나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 집중력이 바로 경쟁력입니다.

 

메뉴가 이것 저것 다양한 집 보다,

평생 돈가스 하나만 파는 집이 결국 ‘줄 서는 맛집’ 이 됩니다.



우리는 정말 딱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나요?

아니면 ‘당장 살아남기 위해’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나요?

 

선택과 집중은 결국 용기의 문제입니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것에서, 스타트업의 방향성과 생존 가능성이 갈립니다.

 

----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그리 길지 않았지만, 초기 멤버로써 상장까지 함께한 진지한 시간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나눠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께, 이 글이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반응형

댓글